학부생 때, 당시에는 사회복귀시설이라 불리던 현 지역전환시설에 하루 교환 실습을 나갔었던 적이 있다. 하루뿐인 실습시간이라 기관에 대한 세세한 부분이 기억나지는 않지만 모두 함께 아침 청소를 하고 식사를 만들어 먹고 뒷정리도 하고 프로그램을 참여하는 등의 시간을 보내면서, 병원 실습에서 만났던 환자들과는 달리 회원들 모두가 자기 일을 찾아 스스로 해 나가는 것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고 왔던 기억이 있다. 이후 졸업을 하고 시간이 지나 정신과 병동에 근무하게 되었는데 사회복귀시설에 대해 까맣게 잊고 지냈다. 병원 외의 정신과 관련 기반 시설이 적었던 지역에서 근무했다는 점도 있지만, 내가 담당한 환자가 병원에서 잘 지내며 약을 규칙적으로 먹고 증상이 호전되어 병원을 떠날 수 있도록 돕는 것에만 생각이 머물러 있었지 병원을 떠난 후에 어디로 갔을까에 대해서는 생각이 미치지 못했던 점도 있었다. 

 정신건강전문요원 수련 과정을 밟으며 다시 지역전환시설을 만나게 되었다. 본격적으로 새오름터에 실습을 나가기 전, 최유진 시설장님의 오리엔테이션 시간이 있었다. 그때 병원에 8년간 입원했으나 퇴원 후 새오름터에서 재활 과정을 거치고 다시 사회로 돌아가 잘 생활하고 있던 A 님의 사례를 듣게 되었는데, 놀랍고 뭉클한 마음과 동시에 새오름터는 어떤 곳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6월 한 달간 몇 차례 실습을 나가며 느낀 새오름터는 체계적 시스템하에 상호 존중을 기본으로 한 회원의 자율성이 보장받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회원들의 입소 기간에 따라 단계적으로 개입하며, 어느 단계든 모든 결정은 회원의 의견을 우선으로 하는 점이 매우 인상 깊었다. 실습생의 신분으로 짧은 실습 기간 동안에 새오름터에 입소해 생활하는 회원 개개인의 노력과 그들 곁에서 24시간 도움을 주는 새오름터 선생님들의 노고를 다 알기는 어렵겠으나, 그들 모두를 존경하는 마음과 회원분들의 재도약을 준비하는 중요한 시간을 잠깐이나마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이 글을 마친다. 

정신건강전문요원 수련생 류온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