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국립정신건강센터 수련 사회복지사 조윤제입니다.

유난히 길고 무더운 여름을 새오름터와 함께 보내고, 이제는 선선한 바람이 부는 초가을에 접어들어 이렇게 글로 인사를 전합니다.

7월 4일, 떨리는 마음을 잘 달래며 처음으로 새오름터에 발을 딛었던 순간이 기억납니다. 지금은 병원의 현장에서 수련을 받으면서 근무를 하고 있지만 본래 지역사회에서 6년을 근무하였기 때문에, 속으로는 ‘내가 누구보다 현장에 가까운 사람이지!’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마음이 무색하게 고작 반 년의 공백일 뿐인데 회원들과 가장 가까운 현장을 방문하니 무척이나 긴장이 되었습니다.

“선생님은 누구세요?”

“이제 그 여자 선생님은 안 오세요?”

“하핫.. 3개월 동안 잘 부탁 드리겠습니다.”

어색한 첫 만남의 인사 이후, 어떻게 저의 여름이 가을이 되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지나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빠르게 지나간 시간 속 새오름터에서의 경험은 여름의 뙤약볕보다도 강렬했습니다.

새오름터의 회원마다 새오름터에 머물게 된 계기와 시간은 다르겠지만 그녀들의 목적의 방향성은 일치하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일어서는 것’

누구는 스스로 일어서는 힘을 기르기 위해, 누구는 스스로 일어서는 방법을 알기 위해, 누구는 조금 더 잘 일어서기 위해. 각자 다르면서도 같은 이유로 새오름터에 지붕 아래 모인 그녀들이었습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3개월 남짓한 시간 동안 ‘훌쩍’ 스스로 일어서서 새오름터의 그늘을 벗어난 회원도, ‘풀썩’ 잠깐 다리에 힘이 풀려 새오름터의 그늘을 찾은 회원도 볼 수 있었습니다.

너무나 시원하고 포근한 그늘이지만 결국 그녀들은 못내 스스로 일어서게 될 것입니다. 세상은 뜨거운 뙤약볕이 내리쬔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겁이 날지언정 그녀들은 또 한 발 내딛을 것입니다. 세상의 뙤약볕이 그녀들을 너무 지치게 한다면, 그 때 또 잠시 새오름터의 그늘에서 쉬어가겠지요. 제가 느낀 새오름터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9월 26일, 마지막 파견 수련을 마치고 뙤약볕 만큼이나 강렬하고, 처마의 그늘만큼이나 시원하고 포근했던 새오름터를 회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