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활동 소감글
“봉사의 기쁨에 눈뜨게 한 경험” 자원봉사자 구본중
대학에서 심리학을 공부하며 다양한 정신질환의 형태와 발전과정에 대한 관심이 커졌으나, 직접 정신질환자들과 소통하며 상호작용할 기회가 없어서 아쉬웠던 저는 퇴원한 정신질환자들의 사회적응을 돕는 지역사회전환시설 새오름터에 봉사신청을 하여 원장님과 면담을 실시했습니다. 새오름터에서 봉사를 하기위해 필요한 배경지식 습득을 위해 원장님께서 조현병을 포함한 정신질환 인터넷조사와 다양한 정신상담기법을 담은 도서를 읽고 서평을 작성하여 제출하라는 과제를 주셨습니다. 과제를 진행하면서 정신질환의 진단과 발전과정 등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였고 객관적인 사실을 통해 정신질환자에 대한 선입견을 어느정도 걷어낼 수 있었습니다.
원장님이 내주신 과제를 통해 새오름터에서 봉사할 준비를 마쳤다고 생각한 저는 처음 회원들과 마주하고 난 후, 프로그램을 보조하는 봉사자의역할 또한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프로그램 중 나타나는 다양한 상호작용들을 조정, 조율하는 역할이 막중한 책임으로 다가왔습니다. 한시적이나마 프로그램보조 중 내린 저의판단이 새오름터 회원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이 들면서 새오름터 봉사활동에 조금 더 진지하게 임하고 있는 저 자신을 발견하였습니다.
새오름터 봉사활동을 지속하면서 정신질환자들에 대한 생각에도 많은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비록 인터넷 자료조사와 학부과정을 통해 정신질환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들을 습득했음에도, 회원들과 실제 마주하기전까지 정신질환자들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제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음을 처음회원들과 마주하고 깨닫게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새오름터 회원들이 안정적이고 협조적으로 프로그램에 임하는 모습을 통해 정신질환자에 대해 가지고 있던 부정적인식들이 벗겨져 나갔습니다.
지난 5개월간 매주 목요일마다 실시한 새오름터에서의 봉사활동은 저에게 봉사의 기쁨을 알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귀중한 경험이었습니다. 부정적인식을 가지고 바라보던 정신질환자들과 상호작용하며 그들의 삶에 도움이 되기 위해 찾은 새오름터에서 오히려 그분들의 밝은 미소와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어가는 제 자신을 보며 다른 이들을 위해 사는 삶의 가치를 몸소 깨우칠 수 있었습니다. 새오름터에서의 봉사활동을 통해 개인적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되었으며 제 소감문을 통해 정신질환자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는 계기로 작용한다면 보람찰 것 같습니다. |
자원봉사자 평가회에 남긴 이야기 자원봉사자 구본중
회원들과 함께 상호작용, 교감하며 정신질환자에 대해 갖고 있던 부정적 인식을 걷어낼 수 있어 감사한 기회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봉사, 헌신, 섬김의 가치를 몸소 깨우칠 수 있었던 귀중한 경험 이였습니다. 또한 생소했었던 지역사회전환시설의 역할과 중요성을 이해 할 수 있었습니다. 활력증진 프로그램을 보조하며 나타난 회원들의 다양한 상호작용을 조율, 조정하며 리더쉽을 함양할 수 있었던 기회였습니다. 이전에 접해보지 못했던 전공의 파견수련생들 및 자원봉사자들과 프로그램 준비, 진행, 마무리 과정에 참여, 의사소통하여 식견을 넓힐 수 있었습니다. 학부과정에서 배운 이론적 내용과 현장에서 나타나는 증상들을 비교하고 분석할 수 있었던 기회였습니다. |
파견 수련사회복지사 소감글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파견 수련사회복지사 박소연
파견 수련 마지막 날, 지난 수개월 간 정신건강사회복지수련 과정으로 지역사회전환시설에 파견을 갔던 시간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함께 했던 사람들이 모여 앉아 각자가 느꼈던 감정과 정리되거나 변화 한 생각을 나누었습니다. 당시 입으로 뱉었던 말들을 다시 글로 옮겨 적으려고 하니, 글을 적기에 앞서 제목을 적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제목에 대한 고민은 수련기관에서 점심식사 후 휴식하는 때와 출·퇴근길에 걷는 동안, 과제를 하는 순간으로 이어졌습니다. 처음 떠올랐던 제목은 ‘삶은 이어진다.’ 이였습니다. 첫 제목은 제가 느꼈던 바를 오롯이 담아내지 못 한다는 생각에 채 1분도 안 돼서 탈락했습니다. 두 번째는 ‘그래도 삶은 이어진다.’였는데, 이제는 ‘이어진다.’라는 단어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탈락을 시켰습니다. 마지막이 지금 붙인 제목입니다. 딱 떠올랐을 때 언젠가 한 번 들어본 노래가사 같아서 youtube에 찾아봤는데 나오지 않아서 여전히 궁금증으로 남아 있는 문장입니다.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에서 ‘그래도’라는 부사의 사전적 의미는 앞 내용을 받아들일 만한지만 그럴 수 없거나, 그렇지 않음을 나타낼 때 쓰여서 앞뒤 어구나 문장을 이어주는 말입니다. 가끔은 ‘그렇다 하더라도’의 뜻으로 쓰입니다. 사전적인 의미는 저를 만족시키지 못 해서 즐겨보는 인터넷 공간인 ‘브런치’라는 사이트에서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브런치’는 블로그나 SNS와는 달리는 ‘글’ 자체가 초점인 공간입니다. 사족이지만, 관심 있는 분야가 생기거나 글을 적다가 막힐 때 종종 다른 이들의 글을 구경하러 ‘브런치’에 놀러가곤 합니다. 돌아와서, ‘그래도’라는 부사를 다른 사람들은 어떤 맥락에서 사용할까라는 의문으로 검색 창에 ‘그래도’, ‘그래도의 의미’, ‘그래도라는 단어’를 검색해보았습니다. 검색결과로 나온 몇 개의 글 제목만 가져오자면, ‘그래도 의미 있는 길이었다.’, ‘그래도 나아가야한다.’, ‘그래도 의미가 있나보다.’ 정도였습니다. 사전적 의미와는 다르게 오히려 생을 받아들이고 긍정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등 뒤에 뒀던 시선을 거두어 앞으로 향하는 태도를 담아냈구나.’ 라는 감탄도 느꼈습니다. 그래서 이 제목이 새오름터에서 보냈던 지난 시간을 대표 할 수 있는 문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회원님들의 모습을 보며, 병을 감추거나 묻어두지 않고 곁에 두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 이곳에서 살아가는 힘과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계획하고 공부하며, 고민하고 서로 간에 이야기 나누는 모습도 짧게나마 엿 볼 수 있었습니다. 새오름터 회원님들의 모습을 새오름터에서만 봤다면, 이만큼의 감탄은 느끼지 못 했을 수도 있습니다. 수련기관인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마치고 퇴원을 앞둔 여성 환자 중, 집으로 돌아가기 어려워 집에 가기 전 ‘중간 집’에서의 시간이 필요한 환자가 있었습니다. 환자와 상담을 하고, 지역사회전환시설을 안내드렸고, 고민 끝에 지역사회전환시설 입소를 결정하였습니다. 입소면담을 연결하여 퇴원 후 입소과정을 지원하였는데, 이 때까지도 환자가 병동에서 입는 복장을 벗고 개인의 취향이 담긴 옷과 스타일로 병원 밖에서 생활하는 모습이 잘 그려지지 않았습니다. 지난 6월에 새오름터 파견을 시작하며, 그려지지 않았던 환자의 퇴원 후 모습을 실제로 맞닥뜨리게 되었습니다. 퇴원 후 새오름터에 입소했던 회원님은 첫 프로그램에는 편한 바지와 맨투맨을 입고 오셨고, 회기가 지날 때마다 다른 회원님들과 관계가 두터워졌습니다. 프로그램 진행 중에 회원님이 퇴소 후 취업을 희망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매 주 파견을 가며 희망을 구체화하는 과정도 지켜보았습니다. 혼자 가는 길이였다면 희망과 바람에서 그칠 수 있는 일이었지만, 회원님은 함께 생활하는 다른 회원들과 직업재활 교육을 받고, 선생님들의 지원과 자원을 연계 받아 실제 퇴소 후에 구직을 준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회원님이 새오름터에서 교육과 상담, 재활프로그램을 이용하여 회복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이분들의 인생에 입원은 쉼표였고, 이후에도 삶은 계속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렇구나, 그럼에도 삶은 계속 되는구나”라는 깨달음 앞에는 ‘집’이 있었습니다. 집과 가족은 떨어트릴 수 없는 단어인데, 집이 공간을 제공한다면 가족은 마음을 내어 한 명의 개인이 세상에 나가기 전, 안전한 보금자리가 되어줍니다. 정신장애로 자신과 가족, 타인과의 관계, 경제적, 직업적으로 혼란을 겪고 난 당사자에게 ‘중간 집’은 집이면서 동시에 가족이라고 느꼈습니다. 새오름터라는 집을 내어주고, 직원 선생님과 지역에 자원봉사자, 후원자 그리고 회원님들이 가족이 되어 전문적인 서비스와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이 공간에서 보냈던 경험이 소중했습니다.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 해 준 당사자분들과 시설장님, 선생님들께 감사한 마음을 저 또한 계속되는 삶 속에서 품고 있겠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