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과 사랑이 가득했던 새오름터>

정신건강수련사회복지사 박민준

 추운 바람이 불던 3월. 정신건강사회복지사 수련이 시작됨과 동시에 새오름터로 파견 수련을 나가게 되었습니다. 수련을 하기 전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근무 경험이 있었지만 지역사회전환시설로의 연계를 진행해본 적이 없어 새오름터가 다소 생소하게 느껴졌습니다. 어떤 유형의 시설인지 홈페이지와 전공책을 찾아보았고 부족한 부분은 직접 부딪히며 알아가자는 마음으로 파견 수련을 시작했습니다.

 시설에서 제가 맡은 업무는 회원들을 대상으로 사회기술훈련과 치료 레크레이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었습니다. 프로그램 전 회기를 계획하며 가장 중점을 두었던 것은 입소 회원들의 프로그램에 대한 흥미와 배운 내용을 일상생활에서의 적용하는 것. 두 가지였습니다. 이에 책, 유튜브, 블로그 등 회원들을 위해 프로그램을 준비하기 위해 많은 자료들을 찾아보며 공부하고 시연 연습을 했습니다. 열심히 준비했어도 다른 시선에서 본다면 수정사항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프로그램 전후로 pre-meeting, after-meeting을 진행했고 시설장님, 자원봉사자 선생님들과 의견을 주고받았습니다. 이때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어떠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여러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고, 하나의 프로그램을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충분한 고민을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약 10주간의 파견 수련을 마무리하며 회원들과 소감을 나누던 중 한 회원이 “전 쉬운 것도 잘하지 못하는데 무언가를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라고 소감을 이야기했습니다. 소감을 들은 저는 한동안 ‘프로그램이 회원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프로그램에서 반응이 적은 회원 분들을 보며 때로는 ‘내가 준비한 프로그램이 과연 효과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앞섰던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진심을 다해 준비한 프로그램이 결국 회원 분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동시에 정신장애인과 같은 시선에서 바라볼 수 있는 정신건강사회복지사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파견 수련을 진행하며 지역사회에서 지역사회전환시설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정신과적 증상으로 인해 입원 치료 후 지역사회로의 복귀에 어려움이 있거나 지역사회에서 일상생활 수행에 어려움이 있는 정신장애인에게 지역사회전환시설은 사회기술, 대인관계, 일상생활훈련 등 복귀 훈련을 제공합니다. 이는 정신장애인에게 새로운 힘을 부여하고 그 힘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프로그램 초반에는 타 회원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힘들어했던 회원이 먼저 말을 걸거나 사후검사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을 보며 시설에서의 경험이 회원 분들에게는 일생을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경험일 수 있겠다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끝으로 새오름터는 제게 희망을 알려줬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회원들이 시설 내에서 여러 훈련을 반복하며 작지만 변화하는 모습을 목격했습니다. 이러한 모습을 보며 정신장애인에게 필요한 건 치료와 더불어 사회의 끊임없는 관심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수련과 수련 이후에도 이 생각을 잊지 않고 정신건강 현장에서 당사자에게 작은 관심을 놓치지 않는 정신건강사회복지사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약 10주간 프로그램에 늘 즐거운 모습으로 참여해주신 새오름터 회원 분들과 프로그램에 도움 주신 최유진 시설장님, 심서현선생님, 김민지선생님에게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