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오름터 소감문>

국립정신건강센터 수련사회복지사 – 김현정

초여름이 시작되던 6월 초, 정신건강수련사회복지사 수련에 어느정도 적응해 나갈 무렵 새오름터에 파견수련을 나가게 되었습니다. 외부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것이 낯설었고 수련을 하기 전에 작은 병원에서 병동환자분들 대상으로만 프로그램을 극히 제한적으로 진행했던 경험밖에 없었습니다. 병동과 다른 새오름터가 가지고 있는 분위기, 회원들의 생활에 대한 전반적인 부분은 전에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박민준 선생님께 얘기를 간략하게 들었지만 설레면서 긴장되는 마음을 갖고 새오름터에 파견수련을 시작했습니다.

새오름터에서 제가 맡은 업무는 입소회원들을 대상으로 사회기술훈련과 치료레크리에이션을 진행하는 것이었습니다. 프로그램을 계획하며 가장 중요시했던 부분은 회원들의 자기 표현과 스트레스관리에 대한 부분이었습니다. 병원에서 퇴원 후 지역사회로의 바로 복귀가 힘든 분들, 일상생활적응훈련이 필요한 분들이 입소하여 같이 생활하는 시설인 만큼 다양한 사람들이 오가는 상황에서 타인과의 트러블이 생겼을 때 적절하게 자기의 감정을 표현하여 의사표시를 할 수 있을지, 또 시설 특성상 잦은 입퇴소를 반복하는 분들이 있어 그것 자체가 스트레스로 다가올 때 어떻게 하면 스트레스를 잘 관리할 수 있을지에 대한 훈련을 반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가장 보람찼던 점은 회원분들의 작지만 큰 변화였습니다. 프로그램 초반 당시 고개를 푹 숙인채 진행자와 눈도 마주치지 않고 소극적이고 방어적인 모습을 보였던 회원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저와 라포를 쌓아 고개를 들고, 눈을 마주치고, 자신의 기분이나 의사표현을 적극적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먼저 말을 걸어주시거나 일상적인 대화를 시도해주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이런 작지만 큰 변화를 통해 이전보다 더 나은 삶의 태도를 갖게 되신 분들을 직접 보게 되었습니다. 한번 더 생각해보았을 때 제가 진행한 프로그램에서 얻은 지식이나 훈련을 바탕으로 병적 증상이 다소 완화되거나 사회기술능력이 향상된 분도 계셨지만 결정적으로 저는 새오름터가 가진 ‘힘’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늘 따뜻하고 친절하게 대해주시는 직원 선생님들과 시설장님이 갖고 계신 선한 영향력, 그분들이 갖고 계신 전문성, 역량 등이 발휘되어 회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정신건강사회복지사로서 갖춰야 할 태도, 지식, 전문성, 회원에 대한 관심과 회원이 어떤 삶을 살아왔고 어떠한 맥락에서 병이 발병하였는지, 회원의 강점은 무엇인지, 회원이 가장 하고자 하는 욕구는 무엇인지, 당장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무엇인지 등을 사정하고 평가하여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것이 ‘새오름터’의 힘 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고 생각될 수 있으나 저는 이런 역동을 직간접적으로 느끼며 이것이 새오름터가 가진 ‘힘’이라고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회원들이 밝게 웃으실 때, 새오름터 입소한 후 많은 안정을 찾았다 라고 얘기하실 때 저는 새오름터의 ‘힘’을 느낍니다. 이 ‘힘’을 직간접적으로나마 파견수련 기간동안 느낄 수 있었던 것이 수련기간 동안 제가 얻은 가장 귀한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새오름터는 많은 정신장애인분들에게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 지역사회에서 잘 살아갈 수 있다라는 자신감과 자존감을 높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짧은 시간, 수련을 통해 제가 느꼈던 새오름터의 ‘힘’을 본받아 수련과정, 또 수련 이후에도 정신건강사회복지사로서의 역량을 끊임없이 키워나가 많은 정신장애인분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