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제작년 12월부터 새오름터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심리학과 학생입니다. 다른 선생님들의 교육을 지원하거나 회원님들과 함께 여러 곳을 동행하고, 실제 프로그램까지 진행해보는 등 여러 활동을 하였습니다. 일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러한 활동들에서 새오름터 회원님들, 선생님들과 함께 하며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저의 진로와 관련하여 전문지식이나 기술도 얻을 수 있었지만 특히나 사람과 사람의 만남에 대한 태도에 대해 가진 깨달음이 제게 매우 소중한 자원이 되었습니다.

자원봉사를 시작하기 전, 저는 스스로와 정신장애를 가진 분들을 구분하고 그분들께 도움을 드려야 한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교과서로만 접한 정신장애는 주변에서 접하지 못한, 너무나도 먼 이야기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새오름터에서 여러 회원님들을 만나면서 저의 편견을 자각할 수 있었습니다. 새오름터에서 만난 모든 회원분들은 어떠한 장애를 가지고 있기 이전에 그저 한 사람이셨습니다. 저와 다를 바 없이 울고 웃으며, 일상에 대해 평범한 이야기를 나누고 자립을 꿈꾸는 분들이셨습니다. 오히려 회원님들의 다른 여러 특징들이 정신장애라는 말에 가려져 있었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제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서 회원님들이 스스로에 대해 말해 주실 때마다, 모두가 각자의 고유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와닿았습니다. 어찌 보면 낯설고 불편할 수 있는 제게 자신의 깊은 이야기를 해주신다는 것이 정말 감사하였고, 어떠한 위치에서 벗어나 사람 대 사람으로서 대화할 때 진정한 만남이 이뤄짐을 실감하였습니다.

한 프로그램을 도맡아 진행하기 전, 아직 미숙한 제게 먼저 인사해주시고 말을 걸어 주시던 회원님들이 기억납니다. 회원님들의 관심과 배려 덕분에 새오름터에 잘 적응할 수 있었고, 적절한 반응을 몰라 대답 하나조차 어려워하던 제가 나중에는 먼저 인사를 드리고 웃으며 말할 수 있었습니다. 생각과 달리 관계라는 것은 일방향적으로 도움을 주는 게 아니라, 함께 도움을 주고받으며 성장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관계 속에서 어느 순간 화원님들의 행복을 진정으로 바라게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으시던 회원님이 함께 프로그램실로 내려오셨을 때, 운동을 하지 않던 회원님이 런닝머신을 타시는 것을 보았을 때와 같이 어찌 보면 사소한 순간들도 감동을 주었습니다.

선생님들께서도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프로그램이 끝난 후 피드백을 받으며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깨달을 수 있었고, 진정으로 당사자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더 고민해보게 되었습니다. 조언을 기반으로 여러 요인을 고려하여 예상치 못한 상황을 대비하고 선생님들께서 회원님들께 하신 말씀을 기억해 두었다가 모델링해보기도 하였습니다. 전문가가 아닌 학생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라 서툰 점이 많았을 텐데도 항상 응원해 주셔서 감사드렸습니다. 또한 어린 학생의 말도 주의 깊게 들어주시고 함께 고민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선생님들 덕분에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회원님들과 선생님들께서 배풀어 주신 만큼, 저도 새오름터에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길 바랍니다.